입양아 학대, 간과할 것인가?
최근 입양아가 사망하여 많은 이들이 분노하고 있다. 7개월간 위탁 과정을 거친 아이는 생후 10개월 만에 양부모에게 입양되어 대장과 소장이 파열된 채 뱃속에 피가 가득 찼는데 쇄골, 갈비뼈, 대퇴골 등의 골절과 사망시 장간막 출혈 및 췌장이 절단된 지속적 학대를 당했다. 이를 숨기기 위해 양부모는 지인 의사를 통해 허위진단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부모에게 한 번 버려진 아이가 양부모를 만나 행복한 삶을 누리지도 못한 채 고통만 당하다가 태어난 지 16개월 만에 생을 마감했다는 것은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그런데 세 번의 신고가 있었음에도 우리는 왜 입양아의 사망을 막지 못했을까? 과연 우리는 양부모만의 잘못으로 치부할 수 있을까?
이번 입양아의 사망은 다음과 같은 네 가지의 개선점을 제기하고 있다.
첫째, 아동의 인권에 대한 존중의 부족이다. 아동은 친자이든 양자이든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다. 이미 생명의 씨앗이 생성되기 시작하면서 생명존중 사랑이 시작되어야 하고, 세상에 태어남과 동시에 소중히 여겨야 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다. 그런데 학대를 일삼는 부모는 아동을 자신의 신체나 도구를 무기로 이용하여 함부로 대한다. 가장 존중받으며 양육해야 할 가정에서 부모는 아동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아동에 대한 인권교육 및 인식 강화가 필요하다.
둘째, 학대피해아동의 분리보호시설 확충이 필요하다. 아동학대가 신고되면 경찰이 가정방문을 통해 학대사례 판정 여부를 결정한다. 아동학대 사례로 판정되면, 부모와 아동이 분리되고 아동은 아동보호전문기관의 보호를 받는다. 그러나 부모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아동의 원가정 복귀를 요청하거나 아동 또한 원가족의 보호를 받고자 희망하면, 아동보호전문기관은 귀가 절차를 밟는다. 이는 여러 사람의 아동학대 반복 신고에도 불구하고 원가정에서 보호할 수 있도록 조치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 실정이다. 가정에서 학대를 받은 아동은 재학대로 분리 보호의 건수가 30% 정도 높은 비율을 이루기 때문에 초기대응이 강력히 이루어져야 한다. 더불어 아동학대 신고자는 아동의 재학대방지를 위해서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아동학대 사실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아동이 반복 학대에 노출되지 않도록 강력하게 주장하여야 한다. 특히 아동보호전문기관은 분리보호시설의 부족으로 아동이 원가정 복귀를 통해 재학대받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설을 시급하게 확충해야 한다.
셋째, 학대피해아동시설 내 종사자의 전문성과 인원 확대가 필요하다. 아동학대폭력행위자인 부모는 자녀의 시설 내 입소했던 경험을 종사자의 관리소홀과 비위생적인 환경으로 인해 아동의 성격이 더 부정적으로 변했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이에 학대를 일삼는 부모가 오히려 양육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여기기도 한다. 더하여 학대피해아동들은 부모나 친족, 양부모에게 학대를 받아 시설에 입소한 이후에도 선배들의 야간 심부름을 하거나 그룹 내 왕따 경험으로 재학대를 받았다고 토로하기도 한다. 영아는 입양되기 전, 한 가정당 한 아이를 위탁하게 됨에 따라 충분한 지원과 양육이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다면 시설의 경우는 다양한 연령층에 비해 종사자가 매우 한정적이다. 때문에 시설 내 종사자는 생활 인원의 연령층에 따라 차등 배치할 필요가 있다. 또한 시설내 전문상담사는 30명당 1인에 불과하여 전문가 1인이 피해 아동을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보호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시설 내 종사자의 인원 보충과 전문상담사의 충원이 절실히 필요하다.
넷째, 아동학대 신고자에 대한 보호가 필요하다. 아동학대처벌법으로 신고자에 대한 인적사항의 공개를 금하고, 불이익을 금지하는 법 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보호되지 않고 있다. 보호받지 못한 신고자는 아동학대폭력행위자인 부모의 보복이 두렵고 불안하여 이사를 감행하기도 한다. 이번 입양아 아동학대 사건을 신고한 이들에 대해서도 신변이 모두 노출되어 공개된 적이 있다. 무엇보다 신고자에 대한 보호조치는 철저히 이루어져야 한다.
이번 입양아의 사망은 가장 취약한 상태에 놓인 학대피해아동의 성장과 발달을 침해하고 인간의 기본권리를 보장하지 못한 우리의 안전 불감증에서 비롯된 것이다. 따라서 이번 계기를 통해 학대피해아동과 관련한 법적 보호와 제도적 개선이 시급하게 이루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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