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다른 사람에게 휘둘리지 않기로 결심했어요
세번째 상담에서는 한 주 동안 있었던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지난번 상담 때 숙제를 하나 받았는데요,
기록지 양식에다가 어떠한 사건이 있었는지, 그 때 내 머릿속에 자동적으로 떠오른 생각들은 무엇이었는지, 어떤 감정이 얼마나 들었는지
기록하는 것이었어요.
상담을 시작하며 기록지의 내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는데요,
어떤 사건이 있었는지, 어떤 감정이 들었는지,
제가 느꼈던 그 감정이 정확히 무슨 감정이었는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예를 들면, '속상하다'라는 감정을 조금 더 풀어서 슬프다, 답답하다 등의 감정으로 정확하게 표현하면서요.
제가 한 주 동안 속상했던 것은 다른 사람이 저를 못미더워하는 것 같이 느껴진 것이었어요.
그래서 오늘은 저에게 '믿음'이란 어떤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는데요,
저는 믿음이란 모든 관계의 기본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집을 지을 때 초석 같은 것처럼요.
모든 관계는 믿음이 기본으로 깔려 있고, 그 위에 관계를 쌓아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믿음이 한번 깨지면 관계 전체가 흔들린다고 생각했고,
다른 사람이 저에 대한 믿음이 깨진 것 같으면 그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 때문에
제 모든 일상이 그 스트레스에 휘둘리고 있었어요.
믿음에 대해 이야기하며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지 못할 때, 나를 믿지 못한다고 느낄 때 많이 속상하다고
상담사 선생님께 말씀드렸는데요,
선생님께서는 제 이런 감정들이 아주 어린 시절로부터 생겨났을 것이라고 하시며
어린 시절 이런 비슷한 감정을 느꼈을 때가 있었는지 물어보셨어요.
처음에는 잘 모르겠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질문을 바꿔서 어린 시절 내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생각해 보라고 하셨고,
거기서부터 점점 제 어린 시절 상처에 대한 이야기로 들어가게 되었어요.
그러자 한 장면이 떠올랐어요.
저는 엄마에게 계속해서 저를 믿어 달라고 했는데 엄마는 저를 믿어 주지 않았어요.
거기서부터 속상하고 답답했던 감정이 느껴졌던 것 같아요.
그리고 신기했던 점은
이 이야기를 하면서 어린 시절 내가 느꼈던 감정과
지금 같은 상황이 되었을 때 내가 느기는 감정이 정말 비슷하다는 것이었어요.
내가 어릴 때부터 이런 감정을 품고 살고 있었나 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상담사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서
'내가 꼭 다른 사람에게 믿음을 얻어야만 할까?'
'내가 다른 사람에게 믿음을 얻어야만 가치있는 사람일까?' 라고 생각해 볼 수 있게 되었어요.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고, 저는 그 중 어떤 사람들한테는 못미더운 사람일수도 있어요.
하지만 저는 저 자체로 이미 충분한 사람이에요.
남에게 믿을 만한 사람으로 보이든, 못미더운 사람으로 보이든
더 이상 남의 평가에 대해서 제 가치가 휘둘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이제부터는 스트레스 상황이 되어도
제 자신을 깎아내리지 않고 그 스트레스에 견디는 연습을 할 거에요.
그 동안 지내왔던 시간이 있으니 갑자기 생각이 변하기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열심히 노력해 보려고 해요
그래서 다음 상담 때까지는 조금 더 나아져 있을 거에요
이런 상담을 받을 수 있게 해 주신
닥터오심리상담센터와 상담사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